17년을 기다렸습니다
2008년 경북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 김광원이 마사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제4경마장 건설 논의가 본격화됐죠. 마사회가 새로운 경마장 후보지를 물색하자 영천시와 경상북도는 부지 제공과 장기간의 레저세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았고요. 영천 지역 정치권도 총력을 기울였어요. 결국 겨우 1년 만에 마사회는 영천을 제4경마장 후보지로 확정합니다. 2009년 12월 김광원 회장 시절 마사회가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계획은 약 43만 평 부지에 2,500억 원을 투입해 2014년 개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경마장과 함께 승마와 말산업을 결합해 영천을 영남권 말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었요. 그러나 사업은 곧바로 벽에 부딪칩니다. 사업타당성 검토와 감사원의 지적이 이어졌고 사업 규모와 방식도 바뀌었어요. 특히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이라는 조건을 둘러싼 법적·재정적 논란이 길어만 집니다. 마사회 노조의 반대와 토지 확보 문제 그리고 사업 방식 변경까지 겹치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합니다.
한국경마의 미래를 담보하는 공공의 사업이 정치적 동력으로 출발해 이해관계와 법적논란, 노조반대, 토지문제에 걸려 표류하다가 결국 돈과 시간을 모두 잃었습니다.
결국 2014년 개장은 무산됐고 2022년에야 착공합니다. 2009년 후보지 선정부터 2026년 개장까지 17년이죠. 공사기간은 약 4년이었고. 13년을 허송세월하며 사업비도 당초보다 커집니다. 초기 2,500억 원이던 사업은 마사회 사업비만 3,057억 원으로 늘었고 지방비와 토지 매입비 등을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약 3,657억 원에 이릅니다.
그렇게 17년을 기다려 문을 열었는데 정작 경주마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기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어요. 대한민국 역대 최고로 큰 43만 평인데 경주마 생산과 육성 기반도 없이 경주로와 관람대만 갖춰놓고 경마장이라고 한다면 구색도 맞지 않고 솔직히 창피한 일입니다.
당초 영천이 지향했던 것은 경마장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죠. 경주마 생산과 육성 그리고 조교사와 마주 전문인력 등 영천 자체의 말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아픈 대목이죠. 경마장은 지었는데 말산업 생태계는 없다는 점. 경주로와 관람대는 세수확보를 위한 장치일 뿐이죠. 경마장에 마주, 조교사, 기수가 없어요. 전문 인력기반이 없으면 껍데기에 불과하잖아요. 영천은 언제까지 부산경남의 경주마에 의존할지. 순회경마가 과도기적인 운영 방식이라면 그 기간 동안 영천의 말산업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답이 없으면 차입 경마장일 뿐입니다.
레저세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마권 매출의 10%가 부과되는 지방세를 30년간 50% 감면한 만큼 그 혜택이 우리 경마계에 어떤 경제적 효과로 돌아오는지 객관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사비를 벌충하고 남을 재원을 사용할 방법이 구체화되었는지를 마사회가 설명할 필요가 있죠.
경마팬의 베팅으로 발생한 재원으로 영천경마장을 건설하고 남는 재원은 일정 부분을 다시 말산업과 경마시설 등에 돌려주는 구조인 Return to Racing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경마계 모두가 협의해야 합니다. 방식과 비율은 차이 날 수 있어도 핵심은 같습니다. 경마로 만들어진 재원의 일정 부분은 다시 경마의 질을 높이는 데 쓰여야죠. 혜택이 지역세수나 마사회 매출로만 흘러가고 정작 말산업과 경마팬에게 환원되지 않으면 누구를 위한 경마장인가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영천은 지역 방문과 지역 소비 그리고 일자리는 얼마나 발생했는지 지역 업체의 참여는 어느 정도인지 말산업은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마사회는 영천경마공원이 경마 발전의 어떤 기능에 공헌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성과 발전 모멘텀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확실한 계획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더 좋은 경주를 만들고 더 수준 높은 경마를 제공해야죠. 경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관람환경과 서비스도 제공해야죠.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결국 경마팬이 다시 찾고 싶은 경마장이 되어야 합니다. 3천억 원이 넘는 사업비와 30년에 걸친 세제 혜택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단순히 경마 매출만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세수 확보만을 위해 경상북도와 영천시가 말간도 없는 트랙 지어놓고 곶감을 빼먹겠다는 심보는 안됩니다.
무려 17년을 기다렸답니다.
경마장 하나를 건설한 게 중요한 거 아닙니다. 마사회에게 영천경마공원은 단순한 네 번째 경마장이 아니고요. 한국 경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아니면 눈엣가시처럼 애물단지가 될지는 마사회의 선택과 운영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개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순회 경마 의존을 줄이고 영천 말산업을 키우고 레저세 감면에 상응하는 환원과 팬 서비스를 증명하지 못하면 영천은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될 겁니다. 기대보다는 우려. 그 우려를 불식하는 방법은 우리의 숙제입니다.
17년을 기다렸습니다2008년 경북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 김광원이 마사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제4경마장 건설 논의가 본격화됐죠. 마사회가 새로운 경마장 후보지를 물색하자 영천시와 경상북도는 부지 제공과 장기간의 레저세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았고요. 영천 지역 정치권도 총력을 기울였어요. 결국 겨우 1년 만에 마사회는 영천을 제4경마장 후보지로 확정합니다. 2009년 12월 김광원 회장 시절 마사회가 내린 결정이었습니다.당시 계획은 약 43만 평 부지에 2,500억 원을 투입해 2014년 개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경마장과 함께 승마와 말산업을 결합해 영천을 영남권 말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었요. 그러나 사업은 곧바로 벽에 부딪칩니다. 사업타당성 검토와 감사원의 지적이 이어졌고 사업 규모와 방식도 바뀌었어요. 특히 30년간 레저세 50% 감면이라는 조건을 둘러싼 법적·재정적 논란이 길어만 집니다. 마사회 노조의 반대와 토지 확보 문제 그리고 사업 방식 변경까지 겹치면서 사업은 장기간 표류합니다.한국경마의 미래를 담보하는 공공의 사업이 정치적 동력으로 출발해 이해관계와 법적논란, 노조반대, 토지문제에 걸려 표류하다가 결국 돈과 시간을 모두 잃었습니다.결국 2014년 개장은 무산됐고 2022년에야 착공합니다. 2009년 후보지 선정부터 2026년 개장까지 17년이죠. 공사기간은 약 4년이었고. 13년을 허송세월하며 사업비도 당초보다 커집니다. 초기 2,500억 원이던 사업은 마사회 사업비만 3,057억 원으로 늘었고 지방비와 토지 매입비 등을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약 3,657억 원에 이릅니다.그렇게 17년을 기다려 문을 열었는데 정작 경주마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기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어요. 대한민국 역대 최고로 큰 43만 평인데 경주마 생산과 육성 기반도 없이 경주로와 관람대만 갖춰놓고 경마장이라고 한다면 구색도 맞지 않고 솔직히 창피한 일입니다.당초 영천이 지향했던 것은 경마장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죠. 경주마 생산과 육성 그리고 조교사와 마주 전문인력 등 영천 자체의 말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가장 아픈 대목이죠. 경마장은 지었는데 말산업 생태계는 없다는 점. 경주로와 관람대는 세수확보를 위한 장치일 뿐이죠. 경마장에 마주, 조교사, 기수가 없어요. 전문 인력기반이 없으면 껍데기에 불과하잖아요. 영천은 언제까지 부산경남의 경주마에 의존할지. 순회경마가 과도기적인 운영 방식이라면 그 기간 동안 영천의 말산업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답이 없으면 차입 경마장일 뿐입니다.레저세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마권 매출의 10%가 부과되는 지방세를 30년간 50% 감면한 만큼 그 혜택이 우리 경마계에 어떤 경제적 효과로 돌아오는지 객관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사비를 벌충하고 남을 재원을 사용할 방법이 구체화되었는지를 마사회가 설명할 필요가 있죠.경마팬의 베팅으로 발생한 재원으로 영천경마장을 건설하고 남는 재원은 일정 부분을 다시 말산업과 경마시설 등에 돌려주는 구조인 Return to Racing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경마계 모두가 협의해야 합니다. 방식과 비율은 차이 날 수 있어도 핵심은 같습니다. 경마로 만들어진 재원의 일정 부분은 다시 경마의 질을 높이는 데 쓰여야죠. 혜택이 지역세수나 마사회 매출로만 흘러가고 정작 말산업과 경마팬에게 환원되지 않으면 누구를 위한 경마장인가라는 의문이 남습니다.영천은 지역 방문과 지역 소비 그리고 일자리는 얼마나 발생했는지 지역 업체의 참여는 어느 정도인지 말산업은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마사회는 영천경마공원이 경마 발전의 어떤 기능에 공헌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성과 발전 모멘텀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확실한 계획을 제시해야만 합니다.더 좋은 경주를 만들고 더 수준 높은 경마를 제공해야죠. 경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관람환경과 서비스도 제공해야죠.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결국 경마팬이 다시 찾고 싶은 경마장이 되어야 합니다. 3천억 원이 넘는 사업비와 30년에 걸친 세제 혜택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단순히 경마 매출만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세수 확보만을 위해 경상북도와 영천시가 말간도 없는 트랙 지어놓고 곶감을 빼먹겠다는 심보는 안됩니다.무려 17년을 기다렸답니다.경마장 하나를 건설한 게 중요한 거 아닙니다. 마사회에게 영천경마공원은 단순한 네 번째 경마장이 아니고요. 한국 경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아니면 눈엣가시처럼 애물단지가 될지는 마사회의 선택과 운영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개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순회 경마 의존을 줄이고 영천 말산업을 키우고 레저세 감면에 상응하는 환원과 팬 서비스를 증명하지 못하면 영천은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될 겁니다. 기대보다는 우려. 그 우려를 불식하는 방법은 우리의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