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리 안에 있었는데
네 마리 안에서 끝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마지막 직선, 그 네 마리가 앞으로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마권을 쥔 손은 끝까지 1번 인기마, 2번 인기마를 놓지 못했다.
남들이 다 사는 말이니까.
배당판 맨 위에 있는 말이니까.
저 말이 빠지면 왠지 내가 틀린 것 같으니까.
네 마리 중 둘은 인기마였고, 나머지 둘은 내가 직접 보고 고른 말이었다.
하지만 정작 조합을 짤 때 머릿속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 건 내 판단이 아니라 숫자였다.
인기 순위라는 숫자가 내 눈보다 마음의 목소리보다 컸다.
결승선을 통과한 건 결국 그 네 마리였다.
다만 순서가 달랐다.
인기마 하나가 밀려나고, 내가 봐 두었던 말 둘이 앞으로 들어왔다.
답은 처음부터 내 손 안에 있었는데, 나는 인기마를 축으로 묶어 두느라 그 답을 사지 못했다.
틀려서 놓친 게 아니라, 맞혀 놓고도 믿지 못해서 놓친 것.
경마에서 가장 쓰린 건 바로 이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