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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쉬를 만나다] 2026-06-30 13:51
  더케이1   작성글 목록 | 예상대회 보기 조회 |   389 공감 | 3



[로쉬를 만나다]

 

 

지금 영남권에 거주해서 본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번 오너스컵에 로쉬가 부산으로 온다는 소식에 녀석을 보러 부산 경마장을 찾았다. 마장에 들리면 당연히 베팅을 하기에 22일 월요일부터 마사회 홈페이지 출전현황에 등록된 16두를 살폈다. 지난 253세마들은 걸출한 말들이 한 두도 나오지 않았다. 관심을 가졌던 영스카이워커, 오아시스레드, 운주가이 등등 4세마가 되도록 제대로 된 능력을 보이지 못했고 서울 말 베스트레이스만 주행자세가 좋아서 늘 염두에 둔 말이었다.



 

 

 



당일 부산에도 내리쬐는 뙤약볕이 상당했다. 예시장에서 로쉬를 보는데 제대로 된 컨디션이 아니라 판단했다. 앞 가슴에 피부병을 앓았던 흔적이나 뜨거운 여름날 경주를 치러본 적 없었던 3세마고 이송 중 받은 스트레스로 달라진 경주로를 제대로 적응할까 반신반의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조교동영상을 보면서 모든 마필들의 병력을 살폈다. 마필에 있어 심각한 병력인 좌완관절염을 앓았던 미스터키맨이 있었고 매번 뛰고 나면 전지파행으로 다리가 좋지 않아서 컨디션이나 훈련강도를 올리지 못하는 문학보이는 여전히 제외대상이었다. 지난해 오너스컵 이후 앞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서 주법이 달라진 디스파이트윈도 일반대회에서 핸디를 적용받기까지는 믿음이 가지 않는 말이라 판단했다.

 

 




언어카운티들리




로쉬가 주로에 나오자, 한결 기분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움푹 들어간 예시장 보다는 뻥 뚫린 주로에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에 믿음이 안착했다. 본인 개인적으로 경주마는 습보조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습보하면 말의 주행자세를 제대로 판독할 수 있기에 미비한 점과 교정할 점은 보완할 수 있다. 예전 16조 마방에 주행자세가 좋았던 언어카운티들리는 주행교본이라 여겼다. 그리고 일전에 일본에서 온 스프린터마 리메이크의 주행자세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새벽조교 중에도 1파롱을 11초에 통과한 괴물 같은 녀석이었다.

 

 

 


리메이크(일본)




경기는 시작되었고 예상했던 것처럼 진행되었다. 말은 제 각질대로 타주는 게 중요하다. 범현기수가 베스트레이스를 적절하게 잘 타주었고 로쉬는 그 만큼 능력을 보였는데 분명한 것은 이번 오너스컵은 로쉬의 상태가 최상은 아니라는 점과 서울에서 컨디션 좋았을 때 그리고 파워와 자세를 좀 더 보완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복승, 삼복승을 구매 했는데 열심히 올라온 스타마타로 인해서 배당이 20배 가량 더 올랐다.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오너스컵을 포함하여 3경주를 하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할애했다. 읽어야 할 책, 만나야할 사람을 잠시 뒤로 미루고 시간과 노하우를 투자했다. 분석의 힘은 적중과 비적중을 떠나서 자제를 배양하고 절제의 힘을 키운다. 내용을 이해하고 과정을 즐기려면 그에 따른 상당한 노력의 사운드가 깔려야만 자기만의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다.

 

 






 

필자는 경마를 즐긴다고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이 경마를 하려면 본인이 경마를 어떻게 대하는지 이야기하고 보여준다. 이 사람에게 경마는 축구, 야구, 수영, 등산과도 같다. 할 수 있는 시기에 하고 멈출 땐 멈춘다. 아무리 큰 경마 대상경주가 있더라도 알록달록한 가을 산의 패션이나 설산의 맑은 정기에 이끌리면 경마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면 경마 공부는 할 수 없기에 마장도 갈 수 없다. 오랜 분석과 공부를 하지 않고 경마장에 간다는 것은 내게는 영점 맞춰 논 총 한 자루 없이 전장에 가는 것과 같다. 가판대에 파는 영점 잡히지 않는 총(예상지)이나 전략, 전술, 작전을 모르는 무성의한 예상가들에게 의존하여 제로섬 전쟁에 뛰어들면 결국 어찌 되는지 두말 할 필요 없다는 건 모두 알 것이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적중의 기쁨보다 알아가는 기쁨 그리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느끼면서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술을 좋아하기에 술에 찌들어버린 혓바닥과 장기를 보완하려고 절주를 할 수 있다면 술을 오래토록 즐길 수 있지만 절제하지 못하고 다스리지 못한다면 결국 지배당하기 마련이다. 함께 화합하고 서로 잘 지내면 되질 않느냐라는 질문도 있지만 제행무상처럼 언젠가는 모든 건 변하기 마련이다. 평화는 오직 진리와 사랑을 실천하려는 힘 있는 자의 여유에서 나온다. 개인 각자에 허락된 내면의 평화도 역시 제 삶을 공들이는 정성과 꾸준한 노력 그리고 피를 말리는 절제에서 서서히 싹이 트고 결국 결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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