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변혁의 채찍을 든 역사
의 심판자
호남의 정치는 언제나 뜨거운 화두이자,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장 치열한 전장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호남을 향해 정치적 배신과 변절의 인물들이 배출된 곳이라며 날선 비판을 던지기도 합니다. 최근의 역사만 보더라도, 한때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으나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진영을 분열시키고 지지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인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거물급 정치인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권 창출의 걸림돌이 되었을 때, 호남이 느낀 배신감과 실망감은 '역적'이라는 격정적인 표현이 나올 만큼 깊고 아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호남의 진짜 얼굴은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설 때 드러납니다. 호남은 상처에 머물며 주저앉는 곳이 아닙니다. 가장 깊은 고통 속에서 가장 혁명적인 선택을 감행해 온 곳이 바로 이 땅입니다.
그 위대한 증거가 바로 노무현입니다. 영남 출신의 비주류 후보, 지지율 개척지에 불과했던 그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정초(定初)한 것은 다름 아닌 호남의 과감한 결단이었습니다. 지역주의라는 완고한 벽을 깨부수기 위해, 호남은 자신들의 연고를 뛰어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개혁에 기꺼이 표를 던졌습니다. 기득권의 논리를 거부하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이 혁명적 선택이야말로 한국 정치사에서 호남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이었습니다.
이제 시선은 그다음으로 향합니다. 만약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정(失政)을 거듭한다면, 호남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대답은 명확합니다. 호남은 결코 맹목적인 지지에 갇혀 알량한 권력의 가시를 묵인할 곳이 아닙니다.
과거의 아픔을 혁명의 동력으로 승화시켰던 것처럼, 호남은 언제든 준엄한 심판자로 돌아서서 '변혁의 채찍'을 높이 들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내 편은 없습니다. 권력이 오만해지고 민심을 거스르는 순간, 가장 먼저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 정권을 매섭게 몰아칠 곳 역시 호남입니다.
기대와 실망, 아픔과 혁명이 교차하는 이곳. 호남의 정치는 눈앞의 인물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역사의 대의(大義)라는 거대한 흐름을 향해 묵묵히, 그러나 매섭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주엔 우리모두 이깁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