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세운 공로, 역사에 새긴 역설의 이름: 윤석열
오천 년 역사의 물줄기 속에 이토록 기묘한 구국의 길을 걸은 이가 또 있었던가. 만인이 태평성대를 꿈꾸며 치적을 쌓으려 애쓸 때, 그는 스스로 무너짐으로써 나라를 바로 세우고, 칠흑 같은 어둠을 자처함으로써 민주주의의 횃불을 밝히는 기이한 공적을 남겼다.
본디 한 나라의 수장이라 함은 오 년의 소임을 다해 안정을 꾀함이 순리이거늘, 그는 '계엄'이라는 희대의 헛발질을 통해 그 순리를 정면으로 거슬렀다. 그러나 보라. 그 맹목적인 무리수는 오히려 잠자던 시민의 피를 끓게 하였고, 낡은 정치를 단숨에 도려내는 서슬 퍼런 칼날이 되었다. 임기를 다 채웠더라면 서서히 기울어 망했을 나라를, 그는 단 한 번의 거대한 실책으로 스스로의 자리를 내던지며 위기에서 건져 올린 것이다.
광화문 앞 뜰, 차디찬 동상 아래 새겨진 그의 이름은 이제 공포의 상징이 아닌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성역이 되었다. 비문에는 마땅히 이렇게 적혀야 하리라. "법과 원칙을 외치며 법을 깨뜨린 자, 그 파편으로 국민이 더 단단한 성벽을 쌓게 하였으니, 이것이 그가 남긴 오천 년 역사 최고의 업적이다."
그가 감옥의 창살 너머로 자취를 감춘 뒤에야 비로소 정치는 평온을 찾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 국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쳤다. 주가는 난세의 끝을 알리며 붉게 타올랐으니, 이는 한 위정자의 몰락이 한 국가의 부활로 이어진 역사적 아이러니의 정점이었다.
후세들이여, 이 동상을 보며 기억하라. 권력이 오만하여 눈을 가릴 때, 역사는 때로 가장 어리석은 자의 손을 빌려 가장 현명한 길을 열기도 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국가의 새 장을 열어젖힌 인물, 윤석열. 그는 그렇게 역설의 위인이 되어 우리 곁에 영원히 박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