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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맘때가 되면 2025-11-17 18:44
  송라   작성글 목록 | 예상대회 보기 조회 |   647 공감 | 11

 
 늦가을이면 떠오르는 어머니

비가 올 듯 구름이 낮게 깔린 늦가을 들판.

바람은 싸늘했고,

짚과 흙이 섞인 냄새가 코끝에 아릿하게 스며들던 계절.

지금 이맘때가 되면

나는 자꾸만 그날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님은 볏집 열다섯 단을

두 팔로 힘껏 끌어안아

머리 위로 올리려 애를 쓰셨다.

첫 번째,

볏집 무게에 중심이 무너지며

어머님은 허리째 앞으로 꺾여

질척한 흙바닥에 한 번 무너져 내렸다.

두 번째,

머리 위까지 거의 올렸지만

햇볕에 덜 말라 무게가 쏠리자

어머님은 진흙 위에서 또 미끄러져

무릎을 꿇듯 주저앉으셨다.

짚 냄새와 흙 냄새는

옷에도, 얼굴에도, 머리에도 다 묻었다.

세 번째는

손의 힘마저 빠져

볏집이 와르르 쏟아져 버렸다.

저녁 들판에 탁? 하고 울리는 그 소리.

나는 어릴 적 작은 몸으로

그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숨만 조금 고른 뒤

허리를 바로 펴고

다시 볏집을 무릎에 올리고,

가슴에 올리고,

어깨에 올리며

마침내 머리 위에 반듯하게 이셨다.

짚단이 흔들려도

어머님은 턱을 조금 들고

집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묵묵히 걸어가셨다.

나는 그 뒤에서

낫과 이삭 모가지를 들고

넘어지고 또 일어나며

어머니의 흔들림 없는 뒷모습을

잃지 않으려 허둥지둥 따라갔다.

늦가을의 싸늘한 바람,

저녁노을이 붉게 번지던 그 하늘,

미끄러운 흙길과 볏집 냄새.

이맘때의 바람만 스쳐도

그날의 어머니가 그대로 되살아온다.

어머니의 뒷모습은

지금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고엽처럼 흩날리며

나를 멈춰 서게 만든다.



11
댓글 한마디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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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라 | 2025-11-17 19:09:44
뼈가 빠진다,뼈빳게 일하고,
란 말은 이제와 생각하면 이때를 말한거
말이나를볼때 | 2025-11-17 19:10:50
지 잘난줄알고 최고인척 하는 폐인같은 37살 캥거루 새끼 앞에 놓고
소주 한잔 마셨습니다.
너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손벌리지 말아라...
아무말 읎이 문닫고 고시원으로 나갑니다.
위에 글로 대그박을 후려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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